<나비의 무덤>이라는 시는 처음 보시겠지만 김수영 시인은 올해 수능특강을 본 분들이라면 알고 있으실겁니다.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유명한 시가 올해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죠.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라는 구절로 유명한 시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비의 무덤> 시 해설과 김수영 시인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1. 나비의 무덤 - 김수영
l 상황: 죽은 나비의 무덤 앞에서 할 일을 생각하는 화자
l 특징: 객관적 상관물(나비, 지분, 등잔)을 사용한 정서 표현
<1연>
=> 제철이 지나고 죽은 나비
=> 나비의 몸에 붙은 지분은 남아있다 겨울에 사라짐
나비가 죽은 후 나비의 지분은 남아있다가 등잔 아래에서 사라집니다.
<2연>
=> 나비의 죽음과 다른 고독한 사람의 죽음
하지만 사람의 죽음은 나비의 죽음과 다르죠. 어떻게 다를까요?
<3연>
=> 큰 힘이 있지만 노염으로 사무친 정에 밀려내려가는 나
화자는 운명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정 때문에 거역하지 못하고 운명에 휩쓸려갑니다.
<4연>
=> 바다를 보는 등잔과 같이 나비의 무덤 앞에서 할 일을 생각하는 나
그리고 나비의 무덤을 보며 생각에 잠기죠.
<5연>
=> 죽음의 메타포
무서운 인생의 공백이란 죽음을 의미합니다. 나비도 죽었고, 화자의 나이가 더해질수록 죽음은 가까워지니까요.
죽음이 다가오는 그 때를 화자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6연>
=> 죽음이 찾아올 때
=> 나비의 무덤을 다시 찾아올 것을 다짐
그리고 그 때 나비의 무덤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합니다.
<7연>
=> 다시 찾아왔을 때 울 것을 다짐
나비와 화자의 사이는 각별해보입니다. 가족보다도 더 뜨거운 그 사이에 화자는 무덤에 찾아와 고독한 정신을 녹이겠다고 합니다. 앞서 2연에서 고독한 사람의 죽음은 나비의 죽음과 달리 지분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다가온 그 시기, 무덤을 찾아와 고독을 녹인 사람은 나비의 죽음과 비슷한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8연>
=> 오늘과 그 날이라는 두 겹 절벽 사이
=> 그 날이 오기 전인 오늘은 나 대신 낙엽이 울 것임
고독한 정신을 녹인 바로 그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지만 아직은 오지 않았기 때문에 화자는 지금 나비의 무덤 앞에서 뜨겁게 울지는 못합니다.
<9연>
=> 나비는 죽어서 지분을 남김
=> 나는 고독의 명맥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함
그래서 그 훗날을 위해 화자는 고독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시 '나비의 무덤' 해석: 현실과 이상
"고독"이라는 시어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고독한 사람은 나비의 죽음과 다른 죽음을 맞고, 나는 죽을 때가 가까워오면 나비의 무덤에서 고독한 정신을 녹이며 울 것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나는 죽은 뒤 고독한 명맥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죠.
김수영 시인에게 고독이란 무엇일까요?
지금은 없앨 수 없지만 죽음이 가까워질 때는 없애고 싶은 어떠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 때, 즉 나비의 지분이 무서운 인생의 공백을 가르쳐주고, 나이가 덮이려하는 바로 그 때.
죽음이 찾아오는데 오히려 고독이 사라진다니.
이러한 고독은 나비가 죽은 이후에도 남아있는 지분과는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3. 김수영 시인
김수영 시인의 유명한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침묵하는 소시민적 삶의 태도에 대한 성찰과 반성입니다.
이처럼 그는 조국에 발생한 여러 커다란 사건들에 대한 시를 씁니다.
전쟁, 포로수용소, 군사정변..
그리고 이 사건의 역사적인 의미를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인의 마음에 내면화하여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는 이처럼 민족의 일을 중요시했던 민족주의자였지만, 또 동시에 개인의 삶도 중요시했던 개인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삶을 되돌아볼 때 <나비의 무덤>에서의 지분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죠.
그것은 민족주의일수도, 혁명일 수도, 어쩌면 김수영 시인이 죽음 이후에도 남기고 싶었던 다른 무언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국어 읽어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시]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해석 (3) | 2024.07.26 |
---|---|
[산문] 이태준 <성> & <해방전후> 해석 (0) | 2024.07.25 |
[현대소설] '원숭이는 없다' 해석 & 내용 (2) | 2024.07.24 |
[비문학 읽기] 2023 6모 국어 혈액응고 지문 (13번) (0) | 2024.07.23 |
[비문학 읽기] STM 지문으로 보는 기술지문 읽는 법 (0) | 2024.07.17 |
[고전산문] 불이당기(不移堂記) 해석 & 내용 (0) | 2024.07.17 |
[현대시] 김기림 <금붕어> & <바다와 나비> 해석 (0) | 2024.07.15 |
[비문학 빠르게 읽기] 노자로 보는 인문 지문 읽는 법 (0) | 202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