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에는 그림이나 표와 같은 시각자료를 빠르게 읽는 법에 대해 포스팅했습니다. 그래프의 x, y축을 파악하고 흐름과 이상치에 집중해서 보는 것이 중요했었죠. 이번 시간에는 비문학 읽는 법의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 바로 인과관계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이건 과학이나 기술 지문보다 인문 지문이나 사회 지문을 읽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입니다.
비문학 지문을 읽다 보면, 글의 내용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어 지문은 많은 똑똑이들이 모여 작성한 글이죠. 논리적 흐름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때 많은 학생들이 지엽적인 정보에 얽매여 핵심을 놓치곤 합니다. 지엽적인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왜?"라는 질문입니다. 이 ‘원인-결과’ 구조는 지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파악하는 열쇠가 됩니다. ‘왜?’라는 질문을 던진 다음 ‘그래서?’라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지문의 내용입니다. 세부사항에 집중하지 않아도 지문의 시작점에서 올바른 질문을 설립했다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만으로 지문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 봅시다. 오늘은 수능에 출제되었던 몇 가지 지문들을 함께 보며 인과관계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연결어에 먼저 주목하라
‘원인’과 ‘결과’를 나타낼 때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어들은 눈에 띄는 단서들이죠. 대표적인 표현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원인: 때문에, ~로 인해, ~이므로
- 결과: 그 결과, 따라서, 그러므로, 결과적으로, 그래서
다 아는 단어들이죠? 지문 속에서 이러한 표현을 찾아 체크하면 원인-결과 관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문장 속에서 이런 표현을 찾아 체크하면 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논리의 흐름을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너무 쉬워서 예시가 필요할까 싶긴 하지만 예시를 하나 들어봅시다.
2021학년도 수능에 "예약의 법적 성질"이라는 비문학 지문이 출제되었습니다. 이 지문은 예약이 성립했을 때 법적으로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는 전형적인 원인과 결과 지문이죠. 예약과 채권, 본계약 등을 법리적으로 설명합니다. 지문의 상세 내용은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원인과 결과에만 집중해 봅시다.
"예약의 성립으로 인해 채권이 발생한다."
자 그럼 여기서 원인은 예약의 성립, 결과는 채권이 되겠죠.
때문에 예약은 채권을 발생시키고 이는 본계약 체결 의무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사회 법률 지문에서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인지를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연결어에 주목하는 것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죠.
2. "왜?" "그래서?" 질문 던지기
서론에서도 짧게 말했지만 인과관계 지문을 읽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머릿속에 물음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A라는 결과가 설명되고 있을 때 A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왜?’라는 질문으로 찾아야 합니다. 반대로, B라는 원인이 설명되고 있을 때 B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그래서?’라는 질문으로 궁금해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질문 던지기를 통해서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2020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3D 합성 영상의 생성과 출력" 지문을 예로 들어볼까요? 법률 지문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기술지문에서도 충분히 인과관계를 사용하여 지문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특정 기술의 절차와 단계도 결국 원인과 결과이기 때문이죠.
해당 지문은 3D 합성 영상의 생성과 출력을 위한 모델링과 렌더링 과정을 설명합니다. 이때 최종 영상이 출력되는 것은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왜 영상이 출력되었지?"겠죠. 그에 대한 답은 모델링 과정으로 3D 객체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이건 원인이죠.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3D 객체를 생성했는데, 그래서?" 그래서 렌더링을 할 수 있는 거죠. 지문을 극히 단순화시키기는 했지만 두 가지 질문을 통해 지문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각 과정이 어떻게 다음 단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즉 모델링이 렌더링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분석하는 것도 마찬가지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기술적 절차의 인과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지문의 설명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3. 요약하여 도식화하기: 화살표를 사용할 것
거의 다 왔습니다.
무엇이 인과관계인지를 파악하고 질문을 던져 답을 알아냈다면 도식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과관계 지문에서 도식화의 키는 "화살표(=>)"입니다.
원인이 화살표의 왼쪽, 결과가 화살표의 오른쪽에 오도록 지문을 정리해 봅시다. 서로 연결되는 관계를 구조화해 정리하면 글의 흐름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 흐름을 구조화하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처럼 도식화된 정리는 복잡한 지문의 흐름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원인과 결과의 선후관계가 반대로 나오는 지문들에서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식화는 중요합니다.
비문학 지문에서는 원인이 먼저 제시된 후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결과가 먼저 언급된 후 원인을 설명하는 구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과 같은 문구가 등장하면 결과에서 원인으로 이어지는 구조임을 파악해야 합니다. 순서에 유의하여 화살표의 좌우를 잘 구분해 줍시다.
위의 3D 영상지문을 예시로 들어볼까요? 화살표를 이용해 위 지문을 도식화해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 모델링 => 3D 객체 생성 => 렌더링 => 영상출력 ]
간단한 과정이지만 위 과정을 거치고 안 거치고가 상당한 차이를 만듭니다.
지문 속 원인-결과 관계는 종종 그림이나 표로도 나타납니다. 특히 기술 지문이나 과학 지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그림과 표를 활용하면 인과 관계를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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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지문에서 원인-결과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논리적 독해의 기본입니다.
정리해봅시다.
1. 연결어에 주목하고
2. 질문을 던지며
3. 화살표로 도식화한다
위 방법을 사용해 비문학 지문을 빠르게 읽고 나아가 다른 지문들도 구조화하여 읽는 연습을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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