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어 읽어보기

[2022 수능] 헤겔의 변증법과 예술의 종말

by domangbook 2024. 8. 1.

2022 수능 국어 8번은 꽤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변증법과 절대정신의 세 형태, 그리고 그에 대한 반론으로 예술이라는 절대정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풀 수 있었죠. 

지문을 읽어 문제는 맞췄지만 어딘가 찜찜한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헤겔은 왜 예술을 직관하는 절대정신이자 초보 단계의 절대정신으로 보았을까요? 

그리고 헤겔을 부정하는 (나)의 글쓴이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이를 위해서는 헤겔의 미학과 니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1. 변증법 가볍게 알아보기

 

정-반-합, 모두 한번 정도는 들어본 이론입니다. 

소크라테스도 사용하고 헤겔도 사용하는 바로 그 방법입니다. 

 

테제인 '정'과 반대되는 안티테제 '반'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이 둘은 반대되는 관계이나 어느 하나가 우위에 서있지는 않습니다. 

그 둘고 다른 제 삼의 길인 진테제 '합'은 '정'과 '반'보다 더 높은 차원에 있습니다. 

 

우리는 실생활에서도 정반합을 쓰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토의과정이 있습니다. 

'A'가 옳다는 것이 정이라면, 그 속의 모순을 찾아 내 'A'가 틀리다고 하는 것이 반입니다. 

서로의 모순점과 취약점을 찾아 토의하며 더 나은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도 변증법의 과정이죠. 

 

 

 

2. 예술의 종말(das Ende der Kunst)

 

그렇다면 이 변증법이 예술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걸까요? 

헤겔은 변증법을 정착시킨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그리고 헤겔의 철학세계 안에서 예술은 초보 단계의 정신에 머물러있습니다. 

 

잠시 지문으로 돌아가봅시다. 

절대정신에는 예술, 종교, 그리고 철학이라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예술은 직관하는 절대정신이자 초보 단계 였고, 

종교는 표상하는 의식

철학은 자유로운 사유 단계였습니다. 

 

헤겔의 절대정신
헤겔의 절대정신: 철학, 종교, 예술

 

 

예술의 '직관'이란 통일된 관점이기 때문에 각각의 구체성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렵습니다. 

반대로 표상하는 의식인 종교는 구체적인 관점이기 때문에 통일성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렵겠죠.

자유로운 사유의 단계인 철학은 전체를 그 부분에서 찾기 때문에 완벽한 단계인 것입니다. 

 

따라서 예술은 낮은 위상의 하위 절대정신에 머물러있습니다.  

 

헤겔은 예술이 종교와 철학과 공동의 영역에서 신적인 것을 정신의 최고 진리로 의식하고 표현할 때, 비로소 예술 자신의 최고과제를 수행하게 된다고 봅니다. 

예술 그 자체로는 절대정신의 최종완성이 아닌 직관 측면에서의 종결에만 해당합니다. 

즉 절대정신의 주관적인 측면만 구성하고 있는 것이죠. 

 

이제 정신은 예술을 넘어섰습니다. 

예술은 철학적인 의미를 잃었고, 예술의 시기는 종말을 맞이해버린 것입니다. 

예술은 최초의 진리의식일지는 몰라도 더이상 최고의 진리의식은 아닙니다. 

 

 

 

3. 변증법을 부정하는 니체

 

니체와 헤겔은 모두 헤라클레이토스에게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헤라클레이토스의 이론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생성'인데, 끊임없는 생성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두 철학자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헤겔과 니체
그리스 로마 철학기행, 헤겔과 니체

 

 

헤겔의 경우 앞서 말했다는 정-반-합의 구조로 이어지는 변화를 통해 발전이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끊임없는 이성적 변증법적 운동으로 역사가 진행되어 온 것이죠. 

하지만 니체는 이러한 합리주의를 부정합니다. 

니체는 이성을 "약하고 건강하지 못한 개체들이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니체에게 변화와 창조란 마치 예술가와 어린이의 유희 같은 것입니다. 

 

그렇게 이성이라는 거대한 도구를 꺼내들었던 근대 철학의 해체가 시작되었습니다. 

 

 


헤겔의 변증법
수능 헤겔 변증법

 

참고문헌

헤겔 미학에 있어 미의 이상(I deal)에 관한 연구-민병일 김명근

개념으로_접근하는_미학입문_Ⅰ_미메시스에서_시뮬라크르까지

그리스로마철학기행, 클라우스 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