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모의고사에 문태준 시인의 <살얼음 같은 데 2>가 출제되었습니다.
백석의 <북방에서-정현웅에게>와 유본예의 <이문원노종기>와 함께 출제되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이 두 지문도 다루어보록 하겠습니다.
같이 묶어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테니 공통점도 알아보면 좋겠죠?
(실제로 첫번쨰 문제가 세 지문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이전, <살얼음 아래 같은 데 1>이라는 시도 있습니다.
아마 2가 더 길어 물어볼 내용이 많아 1 대신 2를 실은 것 같네요.
문태준 시인의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 생가>를 함께 살펴보고, 시린 물고기의 눈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이야기해봅시다.
1.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 생가 - 문태준
가독성을 위해 임의로 연을 분리하였습니다.
원래는 모두 이어져 있는 시입니다.
<1연>
=> 겨울 아침 물가에 도착한 화자
시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날에 얼어있는 물가에 화자가 도착했습니다.
<2연>
=> 살얼음을 보고 생가를 떠올리는 화자
화자는 투명한 얼음을 '창'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창을 두고 건녀편에는 물고기의 집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지붕과 방을 보며 화자는 유년 시절의 생가를 떠올리죠.
<3연>
=> 화자를 보고 도망가는 물고기들
당연하게도 사람을 인식한 물고기들은 도망가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화자는 물고기를 자신의 가족들이라고 생각하고, 알아보지 못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회상을 이어가죠.
<4연>
=> 돌 틈새로 들어가는 물고기들
물고기들은 여전히 화자를 피해 돌 틈새로 숨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그 광경을 보며 구석방에 서 있는 가족들이라고 생각을 이어나갑니다.
<5연>
=> 생가에 머물러있는 마음
마지막에 이르러 화자는 마침내 자신의 마음이 아직 유년기 생가에 살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시린 물고기의 눈을 달고 있죠.
2. 시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 생가> 해석: 유년기를 돌아보는 시린 마음
화자는 살얼음 아래 자리잡은 물고기들을 보며 유년기를 추억합니다.
살얼음 아래의 물고기네 지붕과 물고기네 방은 '나'의 생가에 대응되고,
화자를 보며 도망치는 물고기들은 생가의 식구들에 대응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전의 가족들을 추억하며 자신은 아직도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화자는 왜 유년기를 돌아보는 마음이 시린 물고기의 눈을 달고 있다고 표현하였을까요?
그 마음은 그리움을 넘어 서글퍼보입니다 .
그것은 결국 유년기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를 어린 날 생가에 있던 가족들이라고 생각해보려 해도 물고기들을 도망갑니다.
그것은 마치 잡을 수 없는 세월과 같죠.
잡아두려 해도 도망가는 물고기, 추억하려 해도 손틈새로 빠져나가는 시간같은 것들은 유한하기에 우리를 서글프게 합니다.
그 사실은 시리고 차갑지만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우리는 그 때를 더 추억하고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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