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수능] 전사와 역전사, 레트로바이러스

2020학년도 수능에는 동종이식과 이종이식에 대한 과학지문이 출제되었습니다. 

지문 자체의 구조는 단순하고 문제들도 쉬운 편이었으나, 가르쳤던 학생 중 한 명이 전사와 역전사의 개념을 어려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종 이식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레트로바이러스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서술하던 중 나온 개념입니다. 

 

물론 지문에서도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지만 한 문장으로 요약된 정의를 이 개념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바로 깊이있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을지도요. 

주 개념은 아닌지라 완전히 이해하지 않았더라도 문제를 푸는 데는 큰 지장이 없으셨을 겁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20 수능에 출제되었던 '이식 지문'에 나왔던 전사와 역전사, 그리고 레트로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조금은 깊지만 너무 어렵지 않게 다루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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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2020년도 수능 지문에 대한 분석이 아닙니다. 

* 전사와 역전사가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 궁금한 학생들이 읽어주세요. 

* 이후의 생물 지문을 읽는 데 작은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1. 전사: DNA -> RNA

 

본 지문에서 전사와 역전사는 레트로바이러스를 설명하며 나온 개념이라고 했었죠. 

레트로바이러스가 무엇인지는 조금 후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지문에서는 사실 명확한 한 줄로 각각을 정의해줍니다. 

 

전사 과정은 DNA로부터 RNA가 생성되는 과정이다. 

역전사 과정은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DNA와 RNA 사이의 변환 과정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사 과정이 조금 더 일반적이니 DNA에서 RNA가 생성되는 전사 과정부터 들여다볼까요? 

 

전사과정 그림

 

전사는 영어로 transcription, 말 그대로 '옮겨 쓰는' 행위입니다. 

DNA에 저장되어 있는 유전 정보를 RNA로 옮겨쓰고 그 정보를 토대로 단백질 등을 생성하죠. 

RNA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은 '번역'이라고 합니다. 

 

빨간색 두 줄로 표현된 것은 DNA입니다. DNA와 RNA의 가장 직관적인 차이는 DNA는 두 줄, RNA는 한 줄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후에 나오는 노란색 한 줄은 RNA입니다. 

개시과정(initiation) 과정에서는 RNA 중합효소(RNAP)가 DNA의 프로모터에 부착하여 개시복합체를 형성합니다. 

 

프로모터 이후의 유전정보를 전사하기 시작하면 연장단계(elongation)에 진입합니다. 

DNA의 한쪽 가닥을 따라 RNA가 합성되는 것입니다. 

이 때 합성방향이 중요한데, 화살표의 끝이 3'이고 그 반대가 5'입니다. 

전사는 생성되는 RNA를 기준으로 5'에서 3'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RNA 전사과정이 끝나는 것을 전사의 종결단계(termination)이라고 합니다. 

합성된 RNA가 떨어져나가 단백질 합성에 이용되죠. 

이전에는 이 과정에서 중합효소도 함께 분리된다고 생각되었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재생단계(recycl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발견되었습니다. 

중합효소가 떨어지지 않고 DNA에 그대로 결합된 채로 위치만 이동하는 단계입니다. 

이동한 중합효소는 다시 프로모터에 부착하여 전사를 개시(initiate)하게 됩니다. 

 

 

2. 역전사 & 레트로바이러스

 

역전사는 모든 생물체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아닙니다. 

전사과정에서 RNA 중합효소(RNAP)가 필요하듯 역전사 과정에서는 역전사 효소(RTase)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RTase가 있는 생물들에서만 역전사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죠. 

RTase를 가져 역전사가 가능한 바이러스가 바로 지문에 나왔던 레트로바이러스입니다. 

 

이들이 역전사를 하는 이유는 레트로바이러스의 생활사와 연관이 깊습니다. 

바이러스라고 하는 것은 반생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증식 혹은 생존을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유기체가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뜻이죠. 

레트로바이러스는 역전사를 이용하여 자신의 유전정보를 숙주의 유전정보에 끼워넣어 번식합니다. 

 

레트로바이러스 생활사 그림

 

레트로바이러스의 RNA는 노란색의 한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역전사 효소는 RNA 한 가닥으로 DNA를 역전사시키고, 합성된 DNA를 이용하여 상보적 가닥을 합성합니다. 

이 새롭게 합성된 두 개의 DNA 가닥을 프로바이러스(provirus)라 합니다. 

 

프로바이러스는 숙주의 DNA에 끼어들게 되고, 이후의 합성 및 전사과정을 함께 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생존에 필요한 물질도 만들어집니다. 

 

 

<참고문헌>

• Kang, W., Ha, K.S., Uhm, H. et al. Transcription reinitiation by recycling RNA polymerase that diffuses on DNA after releasing terminated RNA. Nat Commun 11, 450 (2020)
• The Korean Journal of Microbiology, Vol. 43, No. 4, December 2007, p. 237-242 Copyrightⓒ2007, The Microbiological Society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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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질문이나 수정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전사와 역전사 국어지문